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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일기

끄적이는 첫 출근 후기

  오늘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오늘 느낀 감정이나 기타 요소들을 기록해 보고자 몇자 적어본다. 사실 첫 출근날에 모두 작성해 보려했지만 생각 정리와 내 게으름 덕분에 여러 날에 걸쳐 작성할 수 밖에 없었다 ㅜ


  처음 출근을 할 때 인상 깊었던 점은, 의자 종류, 책상 배치와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도 본인에게 결정권을 준다는 것이었다. 남는 의자 중 아무거나 갖다 놓고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 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매우 좋았다.[각주:1] 개발 환경 설정을 마치고 회사 Work Flow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JIRA나 Slack 등 학교 프로젝트에서 사용해 봤던 생산성 도구를 사용하고 있어 적응하기에 수월했다. 다만 사용에 이질감이 없었을 뿐 이용 방법, 의존성[각주:2] 등은 처음 접하는 것이었기에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업무 진행 구조에 대해 배우자 시간이 후딱 지나가 아니면 내가 느리게 배운 걸지도 모르겠지만  점심을 먹으러 가게 되었다. 탕 메뉴로 결정하고 근처 음식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함께 먹는 음식이라 괜찮은 메뉴 선택이었다 생각한다.[각주:3] 조리를 시작하고, 면이 다 익기 시작할 때 끓고 있던 냄비 옆에 같이 나온 라면을 보게 되었다. 메뉴가 나왔을 때 부가 재료로 같이 나온 것이었다. 탕을 끓일 때 같이 넣는 재료지만, 다른 문화를 가진 외국인이라[각주:4] 생각한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게 되었다. 잠시 후, 옆에 있는 라면을 발견한 Rob은 나에게


(실제로는 영어가 섞인 한국말 이었지만, 나는 그 짧은 영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영알못이다.)


Rob: 헤이 크롱. 이 라면은 언제 넣는거야?


Kcr: 그거 탕 끓을 때 처음에 넣는거 아니에요?


Rob: ??? 근데 왜 아무말도 없었어?


Kcr: 외국인이라 다르게 먹으시는 줄...


Rob: ㅋㅋㅋㅋ


그리고 밥을 먹고 들어오자, Rob은 나에게 Slack 메세지로 이렇게 말해주었다. 




(실제 회사 Slack에서 가져왔다.)


  여기서 감동을 많이 받았던게, 나이와 학력보다 내 능력을 먼저 봐준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각주:5] (물론 내 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단지 배경보다 능력을 먼저 봐준다는 것이 기쁜것이다.) 업무 프로세스를 배우고, 나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일은 한국어를 학습시키기 위해 한국어 데이터에서 중요 문장을 (화자의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phrase level, sentence level, conversation level 로 파싱하는 업무였다. 처음 업무가 내려올 때는 WebAnno 를 이용해 직접 Annotation 을 하라고 했지만, 프로그래머의 덕목을 본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동화 파싱 툴을 작성하기로 했다.[각주:6] 

  

  우선 대화록에서 의미있는 문장(sentence level) 을 뽑기위해 가장 빠르게 할 수 있었던 방법은 keyword-check 방법이었다. 무작정 생각나는 단어를 list에 추가해 checking할 수 있었지만, 조금은 스마트하게 가보기로 했다. Luke(자연어처리 관련 석박사. corpus optimizing을 하고있다.) 에게 받은 corpus 중, 명사만 추출해 Counter를 돌려서 가장 빈도 수가 많은 명사를 가져왔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word-list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단어를 바탕으로 corpus에 문장검사를 돌리자, 으-썸한 결과가 나왔다.


(blur-effect  feat. pixlr)


  customer(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알수있는 가장 좋은 문장을 파싱할 수 있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 태그를 남겨야 했는데, 기존 word-list를 어휘별로 분류하여 태깅하는 작업은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각주:7] (역시 수작업이 가장 편하다. 노래 들으며 하니까 금방 하더라.) 이 스크립트를 돌려놓고 FileIO로 저장하는 것을 끝으로, 첫 출근은 막을 내렸다. 


  첫 날만에 상사가 내려준 업무를 변형하고 (내 딴에는 더 편한 쪽으로..)  기타 잡다한 의견을 내놓으며 느낀 점은 확실히 근무 문화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또한 대우도 좋은 편이다. (연봉, 연봉, 연봉..) 앞으로 회사에서 배우는 내용이나 느낀점은 남겨볼 생각이다.

  1. 평소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직접 해주는 것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2. 프로젝트에서 해당 도구가 차지하는 비중. 학교 프로젝트에서는 Sub-Documentation 정도로 사용해봤지만 여기에서는 Main Document & Statement 로 heavy 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본문으로]
  3. 탕의 특성 상 날 것 상태의 재료가 나오며 손님이 직접 조리를 하여 먹는 형태라 기다리는 시간이 많으며 그 만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첫 출근 날인 만큼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아직은) 서먹한 사람 사이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이러한 부분에 도움이 되었다. [본문으로]
  4. 개발자는 나를 제외하고 다 외국인이다. 프랑스나 미국 등 국적도 매우 다양한 편이다. [본문으로]
  5. 이 부분에서도 얘기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나는 성선설을 좀 더 좋아한다.) 추후에 글을 쓸 때 이 부분도 다뤄보려한다. [본문으로]
  6. 여기서도 Rob과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입사 첫날 대표와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변경을 논한다는 건 아마 이 회사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이 아닐까 싶다. 원래 업무는 수작업을 통해 학습 데이터를 도출하는 것이었지만, 나는 추후 더 많은 데이터를 위해 자동화 도구를 만드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으로, 이 부분을 대표님께(Rob) 말씀드렸다. 신기하게도 대표님은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허락하시더라. [본문으로]
  7. 의미분석으로 Word2Vec 을 고민했었다. Word2Vec은 어휘간 거리를 벡터로 나타내어 의미의 상대적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브러리로, 의미를 산술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eoul - Korea + Japan = Tokyo 처럼, 어휘의 의미가 계산식으로 표현이 가능해진다. 사실 이 라이브러리를 이용하기엔 내공이 아직 부족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