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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2020년 회고

  벌써 12월 31일이 왔다. 단언컨대 정말 아무것도 못했다. 이제 시작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다. 애석하게도 내 감정과는 상관없이 2020년은 지나가버렸으니 올해는 뭘 했나 각종 갤러리와 SNS를 뒤져 기록을 찾아봤다.

논산 훈련소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대 대체 복무를 진행중이다. 기간 중 기초 군사 훈련은 받아야 해서 4월 한달동안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다. 내가 만날 수 있는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고, 비록 지금은 각자가 바빠 연락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훈련소 기간 내내 재밌게 보낼 수 있었다.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분도 있었고, 나처럼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분도 있었으며 각자 하는 고민들을 들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한 분은 대부업 쪽 경험도 있었는데, 흥미진진했다. 첫 인상은 조금 무서웠으나, 나중에 친해지고 나선 든든한 사람이더라.

 

  모의 수류탄도 던져보고, 실제 총기도 만져보고, 관리하며 실탄도 쏴봤다. 총소리가 그렇게 큰 줄 처음 알았다. 내 숨겨진 재능도 찾을 수 있었는데, 관심은 없어 안타까웠다. 완전군장 행군도 해보고, 체력측정도 진행했다. 여기서 받은 충격으로 후에 운동을 시작했다.

자전거 출퇴근

  훈련소에서 (야간 불침번 시간 제외 후) 22시~6시 취침을 지키다 보니 집으로 돌아와서도 자연스레 취침시간이 지켜졌다. 훈련소에서 느꼈듯 체력도 별로고 좀 더 건강해져야겠다는 생각에 기상시간을 4시로 당기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회사 근처 헬스장을 끊고 샤워장을 이용하면서 자전거 출퇴근을 했더니 체중은 좀 줄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자전거에 재미를 붙이고 주말에도 종종 타기 시작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자전거는 못타고, 매일 석촌호수 뛰고 맨몸운동으로 루틴을 바꿨다. 내년 여름에는 좀 더 만족하는 몸상태가 되길 기원하는 중.

다양한 취향

  취향의 소중함을 느꼈다.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적확하게 안다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내가 먹고/마시고 싶은 것들을 선택할 때 실패하기 싫었고, 가성비 있는 소비와 선택을 원했으며 무엇이 위험한 선택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술담화라는 술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양한 전통주를 한 달 마다 집으로 배송시켜주는 서비스인데, 따로 사올 필요 없이 집으로 배송되다는 점과 흔한 소주 대신 전통주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매실주 부터 막걸리, 와인 등등 다채롭게 마셔봤다. 맛을 메모장에 기록해두기도 했을 정도로 열심히 마셨는데, 전통주 자체가 내 취향이 아니었는지, 몇 달 하지 않고 그만뒀다.

 

  전통주는 내 것이 아니었지만 위스키는 달랐다. 회사 분의 추천으로 근처 위스키 바를 갔는데 바텐더분이 정말 술을 좋아하시는 분이었다. 추상적인 키워드 몇 개로 내 취향에 맞는 술을 찾을 수 있었다. (역시 큐레이팅은 사람이 해야..)

 

바에 가면 꼭 찾아보는. 커피향과 초콜릿 향이 적당한 글렌모렌지 시그넷

대학생각

  대학생각은 다른 글로 빼고 싶어, 인스타에 적어놨던 것을 우선 가져왔다. (그 글에서는 내가 대학을 간다면 배우고 싶은 것들과, 하고싶은 것들을 주로 적을 것 같다.)

 

"작년에 썼던 글을 찾아보니 어김없이 대학 관련 생각을 적어놨습니다. 지금도 여러 감사한 (중학교 담임선생님을 포함한)분들이 걱정해주시지만, 회사를 그만둘 생각은 없기에 아직도 대학은 생각이 없습니다. 학위를 제외하고 대학과정에서 배우거나 가질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회사에서 챙겨봐야죠. (다만 여전히 학교가 회사만큼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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